[조호진 시인의 소년희망편지] 최승주 대표의 The Calling
지난 8월 19일은
어게인 최승주 대표와 저의
재혼 14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날 우리 부부는 딸 아들과 함께
집에서 조촐한 파티를 하였습니다.
- 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
첫 결혼 실패가
너무 괴롭고 힘들어
운명을 원망했습니다.
- 다시는 사랑 하지 않으리!
눈물 흘리며 가슴 치며
다짐하고 다짐을 했건만
무너진 가슴에 사랑이 찾아왔습니다.
춥디추운 가슴에 봄이 찾아왔습니다.
- 우리끼리 잘먹고 잘살지 맙시다!
2006년 8월 19일 결혼하면서
다신 눈물 고개를 넘지 않기로 했습니다.
오순도순 사랑하면서 잘 살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인데
하나님 뜻을 받들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냐면서
우리끼리만 잘 먹고 잘살지 말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리하여 상하고 깨지고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라는
부르심에 순종한 우리 부부의 인생은 아모르 파티입니다.
- 소년원에서 열일곱 소년을 만났습니다.
소년의 엄마는 암 투병을 하다가 하늘나라로 떠났고 아빠는 엄마가 남기고 간 빚을 갚기 위해 공사판을 전전했습니다. 빈집에 남겨진 소년은 외로움과 배고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리를 떠돌다가 비행을 저지르고 또 저지르다가 소년원생이 됐습니다. 독감에 걸린 소년의 이마를 짚어주면서 잠깐 안아주는 것 말고는 해줄 것이 없었는데도 소년은 고마워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년은 마치 제가 아빠인 것처럼 저를 향해 두 팔로 사랑의 손짓을 하면서 아빠를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소년의 손짓이 너무 서글프고 아파서 ‘10호’라는 시를 썼습니다. '10호' 시의 전문입니다.
10호 처분을 받은
너는 억울하다고 했다
아내를 병으로 떠나보낸
너의 아버지는 판사에게
선처를 호소했지만 돌아온 것은
무능한 아비의 등 굽은 눈물이었다
너를 소년원에 보내고 객지로 떠나
공사판 떠돌이로 저녁을 술로 때운
너의 아버지는 면회도 가지 못한 아비를
용서해라 미안하다 술에 취해 울다 잠들고
까까머리 소년수인 넌 신입방이 춥다고 했다
죽은 엄마도 억울하고 노가다 아버지도 억울하고
무전유죄의 10호 처분이 니기미 ×같다고 말했다
엄마가 살았으면 면회 올 텐데 하늘나라는 특별사면도 없나
밤마다 술에 취한 아버지는 억울한 게 아니라 못난 거라는데
독감 걸린 너는 아버지가 불쌍하다고 사랑한다고 보고 싶다고
이불 덮어쓰고 덜덜 떨면서 홀아버지를 그리는 소년원의 겨울
- 다섯 명의 가출청소년에게 물었습니다.
A군은 "대형마트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음식을 훔쳐 먹어요."라고 했고, B군은 "조금 배고프면 굶고, 너무 배고프면 삥 뜯거나 마트에서 훔쳐 먹어요."라고 했고 C군은 "마트에서 시식을 하고, 도둑질을 하고, 누가 먹다 남긴 음식을 먹어요."라고 했고, D군은 "하루에 세끼를 다 먹지는 못해요. 돈이 없으면 같이 다니는 형이 삥을 뜯거나 가게에서 사는 척 하다가 물건(음식)을 가지고 도망치기도 해요."라고 했고 E군은 "마트에서 시식하거나 친구 집에서 얻어먹거나 슈퍼에서 먹을 것을 훔치거나 또래나 어린 사람에게 삥을 뜯거나 어른들에게 도움(구걸)을 요청해 먹을 것을 해결해요."라고 했습니다.
- 잠은 어디에서 자는지 물었습니다.
"건물 옥상, 화장실, 뒷골목, 지하주차장, 창고, 놀이터, PC방, 찜질방, 모텔에서 잔다"고 했습니다. 어른 홈리스들은 노숙의 자유라도 있지만 소년 홈리스에겐 노숙의 자유마저 없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도둑고양이처럼 숨어서 잘 수 있는 잠자리를 찾아다닙니다. 들키면 쫓겨나거나 경찰에 신고당합니다.
- 많은 어른들은 가출청소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왜 좋은 집 놔두고 가출해서 이 고생이니. 부모님이 기다리는 집으로 어서 들어가라!"고 선도합니다. 가출 청소년들은 과연, 편안한 가정을 놔두고 뛰쳐나온 철부지일까요? 아닙니다. 가족 갈등 때문에 가출한 청소년 즉, 귀가 가능한 청소년은 30%가량이고 나머지 70%는 가정해체 등으로 돌아갈 가정이 없어졌거나 보호자의 학대(신체, 정서, 방임, 성) 때문에 귀가할 수 없는 소년들입니다. 이 소년들은 가출한 게 아니라 살기 위해 가정을 탈출한 것입니다.
- 소년의 불행을 외면하는
학교에서 무엇을 배워야 합니까?
- 소년의 눈물을 외면한
교회가 말하는 사랑은 무엇입니까?
- 아무리 배가 고파도 밥을 주지 않는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합니까?
버려진 소년들의 거리에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예 모르는 척을 했습니다. 소년들은 부모와 세상이 자신들을 버렸다며 원망하고 분노하며 자신들을 망치며 살아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부부는 무엇을 할 것인가? 망연자실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떠날 수도 없었던 우리 부부는 눈물로 씨를 뿌렸습니다. 그렇게 2014년 어게인이란 비영리 민간단체를 만들었고 2016년 9월 부천에 <소년희망공장> 1호점을 만들었습니다.
<소년희망공장>은 위기 청소년과 어린 미혼모를 돕기 위해 <스마일어게인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최승주)이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소년희망공장>은 조호진 시인이 다음 스토리펀딩에서 연재한 <소년의 눈물>(2015년)과 <소년이 희망이다>(2016년)에 4073명이 후원에 참여하면서 2016년 9월 경기도 부천에 만들어진 소년 희망기지로 그동안 70여 명에게 일자리를 주었으며 2020년 8월 현재 소년희망공장이 4호점까지 늘어났습니다.
<소년희망공장은> 아픔을 치유하는 일터입니다.
위기 청소년은 대체로 우울증과 품행장애 등을 갖고 있습니다. 사회가 소년들을 외면하는 것은 이런 아픔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외면한 소년들을 <소년희망공장>이 채용해 오래 참으며 기다려주었더니 변했습니다. 위기 청소년도 아픔이 치유되면 상처 때문에 꺾였던 꿈과 희망의 날개를 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년들의 비행은 갈매기 조너선 리빙스턴의 비행 못지않게 아름답습니다.
<소년희망공장>은 사회 적응 훈련장입니다.
위기 청소년 비행에 따른 사회적 비용(위기청소년 28만 명에 대한 사회적 비용 26조 3508억 원 발생. 청소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윤철경 소장)이 막대합니다. <소년희망공장>이 위기 청소년을 채용해 사회 적응 훈련을 한 결과 소년들은 사회적 자원으로 거듭났습니다. 위기 청소년을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게 하는 비행 청소년으로 만들 것인가? 사회적 자원으로 거듭나게 할 것인가는 우리 사회에 달려 있습니다.
<소년희망공장>은 꿈과 희망을 키우는 일터입니다.
위기 청소년의 70%가량은 빈곤 가정 출신, 가난한 부모처럼 삶의 벼랑으로 내몰리면 소년들 또한 꿈과 희망을 포기합니다. <소년희망공장>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방어망을 쳐주는 저지선입니다. <소년희망공장>의 한 소년은 세상을 버릴 계획을 버리고 매니저로 승진했습니다. 또 다른 소년은 작가의 꿈을 실현 시키기 위해 주경야독하며 대학진학을 준비하고 있으며 또 다른 소년은 <소년희망공장> 점장이 되겠다는 꿈을 품었습니다. 그러므로 <소년희망공장>은 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키우는 일터입니다.
몸살 났습니다.
오랜만의 몸살입니다.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밤늦게 귀가하는 고된 일과로 인해
약골인 저는 또다시 몸살 났습니다.
아내는 나보다 10배는
더 힘들게 일하는 데도 참습니다.
나는 힘들면 몸살이 나고 말지만
아내는 아무리 힘들어도 참습니다.
- 아이들도 힘들고 일도 힘들어요.
나는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지만
아내는 묵묵히 견디며 헌신합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나는 엉터리 일꾼
아내는 진짜 일꾼이라며 칭찬하시겠지만
나는 아내가 쓰러지는 것이 가장 걱정입니다.
2년 전에도 과로로 쓰러져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 하나님, 쉬면서 일하게 좀 해주세요!
우리 부부의 사랑은 필연이었습니다.
너희만 사랑하지 말고 사랑하기 힘든
세상의 아이들까지 사랑하라는 하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종이 되었으니 우리 부부의
사랑은 더욱더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나의 구원자인 아내여, 당신으로 인해 아팠던 인생이
운명을 사랑하게 됐으니 고개 숙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사랑하는 아내여, 감사합니다!
※ 어게인 대표 최승주 권사가 CBS-TV <더 콜링, 부르심의 소명> 36회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아래 동영상을 누르시면 방송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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