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희망편지] ’어게인학교‘ 아이들의 광복절 물놀이
중도입국 이주 청소년을 위한
‘어게인_방과후학교’(이하, 어게인학교)
아이들에게 한국의 여름은 불지옥입니다.
베트남, 파키스탄, 캄보디아 등에서
한국으로 중도입국 한 이주 청소년들은
자신의 나라도 더운 나라지만 대한민국의
불볕더위는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습니다.
아이들 부모들이 부천에 살게 된 것은
일자리가 많고 집세가 싸기 때문입니다.
부천에는 도금공장 등 중소 공장이 많습니다.
낡고 오래된 집에 살던
한국 사람들은 더러 떠났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이주 노동자들이
낡고 오래된 그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공장지대의 낡고 오래된 집들은
한여름이면 불지옥으로 변합니다.
에어컨이 아니면 버틸 수 없는 이 폭염에
아이들은 선풍기 또는 찬물 샤워로 버텨야 합니다.
어게인학교 아이들 중에 수업이 끝났는데도
탁구를 치거나 잡담을 하면서 귀가를 꺼리는 것은
끔찍한 불지옥 같은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서입니다.
불지옥의 구덩이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가고 싶은
천국은 아마도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 수 있는 곳일 것입니다.
어게인학교 이주 청소년들!
"친구들과 함께 물놀이를 해서 재밌어요"
일제의 폭압에서 해방된 광복절에
어게인학교 아이들을 데리고 물놀이를 갔습니다.
단 하루라도 불지옥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파키스탄 출신 라힌을 비롯해 카자흐스탄,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중국 등에서 온 17명의 참가자들을 데리고 부천에 있는 워터파크로 물놀이를 갔습니다. 17명의 참가자 중에서 물놀이를 경험한 아이들은 단 2명뿐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산 지 오래된 현옥(필리핀)이와 희란(캄보디아)이는 지역아동센터가 진행한 물놀이 체험 활동에 참여하면서 경험했던 것입니다. 가난한 이주 청소년들이 한국 아이들처럼 부모와 함께 물놀이를 간다는 것은 쉽게 실현할 수 있는 꿈이 아닙니다.
워터 파크에 처음 온 라힌(17세)을 비롯해 참가자들은 “이런 데 처음 와봐서 무서워요!”라며 잠깐 겁에 질렸습니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인파와 화려한 워터파크의 위세에 놀란 아이들이 잠깐 위축됐으나 인솔자인 최승주 교장 샘과 이연주 샘의 독려에 힘을 얻더니 금방 천방지축 날뛰며 물놀이에 빠져들었습니다. 만일, 광복절에 물놀이를 하지 않았다면 아이들은 불지옥 같은 옥탑방 혹은 반지하 또는 낡고 오래된 주택에서 펄펄 끓는 폭염에 시달리며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 내느라 힘들었을 것입니다.
라힌과 욱이와 성주 등의 남학생들은 남학생끼리
요몽이와 현옥이와 희란 등의 여학생들은 여학생끼리 몰려다니며
미끄럼 형태의 ‘바디 슬라이드’를 타고 ‘유수풀’과 ‘온천스파’ 등에서 놀면서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물장구를 치고, 마음껏 웃고 떠들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연달아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목이가 사물함 열쇠를 잃어버렸다면서 서툰 한국말로 “죽고 싶어요, 죽고 싶어요…”를 연발했습니다. 옥탑방에서 엄마와 사는 목이는 사물함 열쇠를 분실하면 돈으로 물어내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에서 온 린이는 안경을 잃어버렸다면서 “안경 잃어버리면 엄마에게 혼나요, 어떻게 해요”라며 발을 동동 굴렀고, 현옥이는 핸드폰을 물에 빠트려서 고장 났다면서 “집에 가면 엄마한테 혼나요, 어떻게 해요”라며 죽을상을 지었습니다.
비싼 물건을 분실할지라도 또 사면 그뿐인 한국 청소년 중에는 그깟 열쇠와 그깟 안경, 그깟 핸드폰 때문에 그 난리를 피우냐며 흉보는 아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난한 이주 청소년들에겐 사물함 열쇠와 싸디싼 안경과 고물 휴대폰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절망스러운 사건입니다. 아이들의 그 마음을 모르지 않는 이연주 샘은 눈에 불을 켜고 수영장과 탈의실 등을 찾아다니면서 잃어버린 열쇠와 안경을 찾아주었고, 최승주 교장 샘은 현옥이를 데리고 서비스센터에 찾아갔으나 수리 기사는 워낙 고물인 핸드폰에 대해 수리 불능 판정을 내렸습니다. 그 판정을 들은 현옥이는 세상이 무너지는 표정을 지었고 그런 현옥이에게 중고 핸드폰을 사서 선물을 했더니 연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절하면서 감동했습니다.
※아이들의 이름은 가명 또는 별칭입니다.
만일 ‘어게인학교’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2023년 개교한 ‘어게인학교’에 등록한
이주 청소년 및 다문화 청소년은 2024년 8월 현재
파키스탄과 베트남, 필리핀과 카자흐스탄 등 10개국 출신 52명입니다.
낯선 나라 대한민국에 던져진 가난한 이주 청소년들!
언어장벽에 갇힌 아이들은 학교에 가면 투명인간 취급당하고,
피부와 문화 차이로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은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가난의 불지옥에 갇힌 아이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시들어갑니다.
이 아이들이 ‘어게인학교’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렇게 됐다면 아이들은 불지옥 감옥에 갇혀 지내야 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됐다면 아이들은 언어 장애인이 되거나 우울증에 걸렸을 것입니다.
그렇게 됐다면 불지옥에서 가난한 고향을 그리워하다가 병에 걸렸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게인학교’의 중점 교육은 ‘한국어 교육’입니다.
그리고 일대일 또는 집단 상담을 통해 아이들의 상한 마음을 치료 중입니다.
그래서 물적이고 인적인 자원 확보를 통해 아이들의 삶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2024년 8월 현재까지 어게인학교 아이들을 위해 진행한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습니다.
▲중도입국 여자 이주 청소년을 위한 ‘야! 놀자, 파자마 파티’(7월 26일~27일 1박 2일 어게인 소년희망센터) ▲ ‘프랑스 오베르뉴론알프 국립오케스트라 공연 관람’(7월 23일 부천아트센터) ▲’성폭력/사이버성폭력예방교육‘(6월 21일, 28일 어게인 소년희망센터) ▲’제4회 부천 도당 다문화축제‘ 참여(6월 1일 부천 강남공원) ▲‘문화다양성교육 ② 몽골 전통음식 보쯔 직접 만들기’(7월 12일 어게인 소년희망센) ▲‘문화다양성교육 ① 상호 문화교육 환경교육’ 실시(7월 5일 어게인 소년희망센터) ▲’지구를 구하는 유쾌한 청소년 사회혁신캠프‘ 6차례 (5월 17일 5월 28일, 6월 3일, 6월 4일 어게인 소년희망센터) ▲부천시 청소년의 날 축제(5월 25일 부천 중앙공원)에 참여했습니다. 이밖에도 ’응급처치교육‘(5월 3일)을 실시했으며 ‘남서울교회 다문화선교부’의 후원으로 생일파티를 진행하고 있으며 금요일에는 특별활동으로 축구교실과 다양한 캐릭터와 작품을 만드는 클레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심장을 가진 그대에게
불행한 심장을 가진 이들로 인해
너무나 차갑게 굳어버린 이 세상을
따뜻한 심장으로 녹이는 행복한 그대,
그대의 행복한 심장에게 시 한 편을 바칩니다.
작은 바람이 말했다.
내가 자라면
숲을 쓰러뜨려
나무들을 가져다주어야지.
추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빵이 말했다.
내가 자라면
모든 이들의 양식이 되어야지.
배고픈 사람들의.
그러나 그 위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작은 비가 내려
바람을 잠재우고 빵을 녹여
모든 것들이 이전과 같이 되었다네.
가난한 사람들은 춥고
여전히 배가 고프지.
하지만 나는 그렇게 믿지 않아.
만일 빵이 부족하고 세상이 춥다면
그것은 비의 잘못이 아니라
사람들이 너무 작은 심장을 가졌기 때문이지.
(장 루슬로의 시 '너무 작은 심장’ 전부)
‘장_루슬로’ 시인은 프랑스 사람으로 시인이자 영화감독입니다. 제50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앨프레드 르프티에게 경배를>(Hommage a Alfred Lepetit)이란 작품으로 단편영화 부문에서 금곰상을 받았습니다.
[8월 후원인 명단]
강미경 강미원 강봉진 강창훈 고현주 고행숙 곽선희 권길선 권명숙 권미선 권미순 권수경 권수아 권연식 권영림 권차랑 김금자 김기현 김덕순 김도영 김도윤 김명호 김명희 김미령 김민수 김성순 김성은 김소영(1972) 김소영(1973) 김신나 김연례 김원봉 김인규 김종택 김준수 김준희 김춘지 김한나 김현겸 김현주 김혜미(김미진) 김혜순 김혜연 김홍주 김효정 김희정 남기창 남철표 두현호 류미라 류제환 류창형 문상순 문성주 문정라 박미자 박병엽 박숙정 박세염 박아론 박아사 박영주 박예진(의정부범골로) 박예진(의정부오목로) 박은경 박재섭 박종선 박종택 박찬수 박철현 반태경 배용원 배현숙 법무법인에스 법무법인한누리 변종필 변호사(최인석) 사회적협동조합행복나눔 생명교회주재훈 서기영 서은주 서인수 소갑순 소광섭 소윤숙 소은정 손다은 손석봉 송금숙 송봉은 신소정(서진상) 신양선 신예영 신정아 신창선 신춘례 신한미혼모 신희지 심정섭 안성진 안은숙 안재진 안지현 안혜리 엄효정 오선예 오세훈 유동현 유미화 유정숙 윤승희 윤영선 윤이나 윤태경 이경희 이기진 이대성 이도경 이도현 이명우 이미자 이서영 이선희 이성민 이수경 이수진 이슬기 이시영 이연주 이영숙 이영순 이용창 이원태 이은경 이은미 이은희 이인영 이제승 이종선 이주은 이주희 이지은 이진아 이한승 이현종 이혜원(부천) 이혜원(안양) 임동수 임덕택 임태숙 임태호 임희정 장경숙 장유영 전유라 정선화 정성회 정세훈 정유용 정윤경 정준오 정현아 조성록 조솔 조승 조영기 조우진 조일순 조현명 조현숙 조호진 ㈜윤현상재 진영숙 진종옥 차수련 차영조 차향매 청파교회 최남식 최수길 최순희 최윤성 최의승 최의정 표대중 한석훈 한성수 한여름 한영순 허윤 허의숙 현지현 홍석경 홍영주 황미하 황재훈 황현성 황현숙 황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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